자율신경은 내장이나 혈관 등 우리 몸의 기능을 의지와는 무관하게 조절하는 자동제어장치다. 잠을 자도 숨을 쉬고 심장이 뛰는 것, 음식물의 소화 및 흡수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모두 자율신경의 작용이다.
자율신경 기능이 흐트러지게 되면 신체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긴다. 스트레스는 이런 자율신경 기능 이상을 유발해 몸과 마음을 손상시키는 대표적 위험인자다.
스트레스는 특히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는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두통과 함께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어깨가 결릴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짜증을 많이 내고 화를 잘 내며 불안 초조감을 느끼는 것도 스트레스에 의해 교감신경이 항진된 탓이다. 따라서 이럴 땐 상대적으로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는 행위를 통해 흐트러진 자율신경의 균형을 되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잘 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이미 자율신경의 조화가 무너졌을 때는 의료기관을 방문,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의원에선 침술과 뜸술, 한약 처방을 병행해 자율신경 균형을 맞춰준다.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데는 특히 지압과 약차가 추천된다.
예컨대 머리 정수리 부위에 있는 '백회혈(百會穴)'을 지긋이 눌러주면 두통과 스트레스성 질환을 완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노인들은 평소 백회혈을 자주 자극해주면 기억력 회복이나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우울증이나 홧병이 있는 경우 주먹을 쥐었을 때 손바닥에서 새끼손가락 끝이 닿는 부위의 '소부혈(少府穴)'과 셋째와 넷째 손가락이 닿는 부위의 중간 지점에 있는 '노궁혈(勞宮穴)'을 자극하면 좋다. 이들 혈자리는 우울하거나 불안·초조감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곳이다. 정확한 위치를 찾기 어려울 때는 두 손바닥으로 힘껏 박수를 쳐도 좋다.
정신 건강에 좋은 약차로는 인삼차와 석창포차 원지차 등이 꼽힌다. 인삼차는 기억력 증진 및 뇌기능 활성화에 도움되고, 석창포나 원지를 넣은 차는 머리를 맑게 해 건망증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다. 이밖에 신경과민이나 불면증에는 산조인차가 좋으며, 우울증에는 소화기능을 도와주고 정신력을 북돋워 주는 연자육차가 좋다.
김재관 하나한방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