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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술 문제가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그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나친 음주로 인한 조기 사망과 생산성의 감소 등 사회 경제적 비용이 연간 2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도시 하나를 만드는 것과 맞먹는 규모요, 우리나라 1년 국방 예산과 맞먹는 수치라고 한다.
"신은 물을 만들고 인간은 술을 만들었다"는 빅토르 위고의 말처럼 술은 인간의 삶과 함께 해왔다. 문제는 술이 중독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음식은 소화와 발효 과정을 세포로 흡수되는 긴 과정을 밟기 때문에 포만감이 생겨 많이 먹지 못하지만 술은 발효된 상태로 직접 섭취되기 때문에 흡수가 빨라 위와 장에서 미처 포만감을 느낄 틈이 없다. 아무리 마셔도 포만감이 없어 그만큼 중독되기가 쉽다. 알코올중독이 되는 과정을 의학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알코올중독의 초기는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에서 시작된다.
중기로 가면 간세포가 과잉 알코올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간장 내에 산소가 부족해지므로 간세포가 손상되거나 괴사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간장 파괴가 급속히 진행된다. 특히 간세포와 간 혈관인 문맥 사이에는 간장을 지탱하는 얇은 조직이 있는데, 이 조직에 과량의 술과 해독되지 못한 담적 독소들이 흘러 들어가면 조직이 굳어지면서 증식한다. 또 이로 인해 간세포가 변성되는데 이것이 간경변증이다. 그래서 담적이 심한 사람이 술을 많이 먹게 되면 간장 세포가 잘 굳어 간경변이 빨리 진행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과도한 술과 독소 때문에 위장의 내장 신경이 변성되거나 술을 먹지 못하게 해야 할 신경이 오히려 술을 찾게 되고, 심지어는 술을 공급 받기 위해 뇌에다 거짓 정보를 보내 술에 대한 비정상적 정신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결국 술에 의해 중추 신경까지 지배당하는 상황이 되면 술이 몸의 주인 행세를 하게 되는데 이런 상태가 바로 알코올중독이다. 알코올중독에 걸린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알코올중독에 대한 의학적 치료는 정신 상담과 수액 및 비타민 공급, 신경안정제 투여 정도에 그치고 있다. 당연히 치료율이 매우 낮고 본질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간장 조직과 미들존에 축적된 알코올과 담적 독소를 제거함으로써 그 치료의 길이 열릴 수 있다. 미들존에 축적된 술독과 담적 독을 제거하면 그동안 술에 의존하던 신경 세포들이 정상화되면서 자연히 술을 거부하게 되고, 섬유화가 된 결체 조직도 풀어져 심한 말기 상태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 정상 상태의 간으로 회복되는 것이 가능하다. 심한 알코올중독으로 간경변증에 이른 환자들에게 담적 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들이 술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하였고 간 기능 검사에서도 정상적인 수치를 보였으며, 몇몇 환자는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는 치료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