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은 분명히 있는데 마땅한 해법을 찾을 길 없는 위장병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의사도 환자도 괴로운 신경성 위장병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내 모 3차 의료기관은 소화기내과 방문 환자 중 19%만 기질적 원인이 있었고, 81%는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는 왠지 소화가 안 돼 내시경 검사를 해봐도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10명 중 8명 꼴에 이른다는 뜻이다.
이렇듯 검사상 정상인데도 명치끝 통증, 경련, 팽만감, 속쓰림, 트림, 구토와 오심, 역류, 잘 체함 등과 같이 위가 불편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위 신경성 위장병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위장의 점막 외벽이 딱딱하게 굳는 '위경화증'으로 위장 운동 기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위장은 점막을 포함해 두께 3∼8㎜의 4겹 조직으로 이루어진 입체적 기관이다. 위장 점막 외벽을 들여다보면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조직들이 있다. 우리 몸 최대의 면역조직인 위장림프조직(GALT)과 신경세포, 그리고 위장 운동과 각종 효소 분비를 매개하는 호르몬 등 일일이 탐색하기도 힘들만큼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내시경으로도 볼 수 없는 '원인불명' 위장병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 조직의 손상은 주로 과식, 폭식, 독성음식, 만성 변비로 유발된 독소 등에 의해 발생한다. 잘못된 식사습관은 음식 노폐물을 많이 만든다. 이 노폐물들은 세균에 의해 부패되면서 독소를 발생, 위장 점막의 상피 장벽을 훼손시킨다. 손상된 점막 사이로 장 내용물과 독소가 투과되면서 점막 외벽에 쌓여 외벽 조직이 붓고 딱딱하게 굳는 현상이 생긴다.
외벽이 굳어지게 되면 위장 운동이 현저히 감소된다. 위경화증 환자들이 특별한 이유없이 명치 끝이 답답하다고 하고 가스 참, 트림 등의 증상을 자주 겪는 것은 이 때문이다.
위경화증으로 딱딱하게 굳은 위장 점막 외벽을 정상화시키는 치료는 말처럼 쉽지 않다. 림프계, 혈관, 위장 근육 등 위장 외벽 조직에 존재하는 병리적 문제를 모두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점막 손상을 유발하는 잘못된 식사 습관을 고치고, 점막 외벽의 경화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주는 한약 처방을 통해 전체적으로 바로잡는 치료를 도모하고 있다.